핵심 요약
- AI 대법관 3명, 사람과 같은 판결
- 핵심은 판결보다 입력 자료 설계
- 결정 대신 질문 예상에 먼저 쓰기
- 최근 심의 회의의 준비 문서 적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로스쿨 모의 변론에서 AI 대법관 3명은 사람 대법관과 같은 판결을 내렸지만, 니콜 다우닝 AI 담당 부학장은 AI가 판사를 대체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이 2026년 10월 29일(현지 시간) 보도한 내용으로, 이 로스쿨 학생과 교수진은 10월 22일 캠퍼스에서 열린 AI 주제 콘퍼런스에서 모의 변론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실험은 법률 기술 기업들이 사법 분석과 사건 결과 예측을 위한 생성형 AI를 잇따라 개발하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실험은 어떻게 설계됐나
소재는 연방대법원이 2025년 실제로 심리한 사건입니다. 추방 절차에 놓인 사람이 60일 내에 자발적으로 출국해야 하는 제도에서, 60일째가 토요일일 때 그 기한이 월요일로 넘어가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주최 측은 대법관 정원 9명 중 3명을 AI 대법관으로 설정하고, 세 AI가 각각 문언주의(법조문을 우선하는 방식) 진영, 실용주의 진영, 진보 진영을 대표하도록 설계했습니다. AI 대법관들이 받은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실제 사건의 절차 이력과 변론 요지서
- 관련 주요 판례와 법령, 규칙, 행정기관 지침
- 자신이 대표하는 접근법을 가진 사람 대법관들의 의견문
결과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달랐나
사람 6명과 AI 3명의 결론은 5대 4였습니다. 다수는 자발적 추방 기한이 주말이나 공휴일에 걸리면 다음 영업일까지 연장된다고 판단했고,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과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이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AI 대법관 가운데 진보 진영과 실용주의 진영은 기한이 뒤로 밀린다고 판단했고, 문언주의 성향 AI는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과정은 달랐습니다. AI 대법관들은 변론에 나선 로스쿨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사람 대법관들처럼 말을 끊고 끼어드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 로스쿨은 지난해 AI 배심원을 투입해 비슷한 실험을 했고, 이번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우닝 부학장은 “우리는 ‘AI가 대법관을 대체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방대법원 의견문과 유사한 방식으로 AI가 추론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었다”고 설명했고, AI는 변호사가 판사의 질문을 예상하는 데 활용할 뿐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는 “AI가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추론하지만, 아직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행동하지는 못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기업 AX 시사점
이 실험에서 기업이 가져갈 대목은 판결이 맞았는지보다 AI에게 무엇을 쥐여 줬는가입니다. 세 AI 대법관은 같은 사건 자료를 받되, 각자 대표할 관점과 그 관점을 가진 사람 대법관의 의견문을 따로 받았습니다. 사내 심의에 같은 구성을 시험해 본다면, 관점마다 근거 문서 묶음을 따로 정해 주는 설계부터 따라 해 볼 만합니다.
국내 조직이 이 구성을 옮길 때 달라지는 것은 입력 자료입니다. 이 실험의 AI 대법관은 미국 연방대법원 판례와 법령, 행정기관 지침을 받았습니다. 국내 기업이라면 그 자리에 자사 규정, 과거 심의 기록, 국내 법령을 넣어야 하므로, 그 자료가 한곳에 정리돼 있는지가 출발점입니다.
쓰임새에 대한 결론도 그대로 옮겨 볼 수 있습니다. 다우닝 부학장의 결론은 판단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가 판사의 질문을 예상하는 데 쓰는 것이었습니다. 법무·계약·투자심의처럼 판단 책임이 사람에게 남는 업무에 생성형 AI를 들인다면, 결정을 대신하게 하기보다 심의 자리에서 나올 질문을 미리 뽑아 보는 준비 도구로 먼저 시험하는 편이 순서입니다.
이번 주에 확인해 볼 것은 한 가지입니다. 가장 최근에 열린 심의·결재 회의 하나를 골라, 그 자리에서 나온 질문에 답하는 데 필요했던 문서를 목록으로 적어 보십시오. 그 목록이 AI에게 넘겨야 할 입력 자료의 초안이 됩니다.
